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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건 많다/국 내 Ι 맛 집

압구정/청담 코타바이뎐

by 아직도고민중인데 202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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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16살에 만나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가 18년도에 남자를 소개해주었는데 그 남자와 내가 올해 결혼을 한다ㅋㅋㅋㅋ. 고마운 친구라 남자 친구와 나는 맛있는 밥을 대접하기로 하였다. 음식점을 고르는데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1. 조용한 분위기 
    셋 다 술을 진탕 마시는 성격도 아니고 음주가무를 즐기지도 않으며 그럴 만한 자리도 아니기때문에 조용한 분위기에 음식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철판에 구워 먹는 고깃집(갈빗집, 곱창, 막창, 삼겹살 등)과 호텔 뷔페는 자동적으로 제외되었다. 

  2. 스몰토크 주제 제공
    셋이 보는것이 어색하진 않지만 매일 보는 사이가 아니다 보니 어느 정도 격식은 필요해서 주제가 계속 부여되거나 전환해 줄 만한 요소가 있으면 좋을 거 같았고 그럴 땐 코스요리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3. 예산
    우리 커플은 한쪽만 직장인인 상태에서 결혼준비를 하는 거라 너무 비싼 곳은 안됐고 적당하면서 맛도 좋은 곳으로 추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호텔 다이닝은 제외되었고 청담이나 압구정에 위치한 파인다이닝을 찾아보았다. 

  4. 맛이 제일 중요
    뭐니뭐니해도 맛이 있어야 한다. 이왕 대접하는 거 후기가 좋고 맛있는 곳에서 대접하고 싶었고 그래야 우리도, 친구도 모두 기분이 좋을 거 같았다(당연). 

코타바이뎐 동남아 조명
코타바이뎐 내부 분위기

 

코타바이뎐
서울 강남구 선릉로 155길 23-3 1층 
압구정로데오역
캐치테이블 통해서 예약 가능*
발렛가능

한줄평: 맛과 플레이팅을 모두 잡은 파인다이닝

 

코타바이뎐은 제철 식자재로 한식 코스요리와 한국 술/내추럴 와인을 제공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위기, 맛, 플레이팅 모두 만족한 곳이다. 우선 분위기는 살짝 어두컴컴해서 데이트 혹은 소개팅하기 좋은 분위기였다. 예약할 때 참석자들의 이름을 물어보는데 이는 메뉴판에 이름을 넣어주기 위해서이다. 자리에 착석하면서 내 이름이 적힌 메뉴판을 보면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스르륵 열리게 된다. 그 사이 오셔서 메뉴를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서빙이 시작된다. 

 

 

메뉴는 내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어 코타 기본 맡김 차림 코스를 주문하였다. VIP 코스와의 차이는 활 랍스터 사시미와 랍스터 솥밥인데 두 음식 모두 내가 먹지 못하기에.. 우리는 기본으로 주문하였다.  

주류가 필수인만큼 코타바이뎐의 음식은 타파스 형식으로 작게 예쁘게 서빙되어 나왔다. 

 

Welcome. 복분자 식전주, 유정란 계란찜, 양배추와 보리된장, 먹물 쌀빵

복분자 식전주는 알코올이 세지 않아서(거의 없는 듯) 나도 마실 수 있었다. 거기다 한입거리라 ㅎㅎ 별 느낌이 없었다. 유정란 계란찜은 느끼하지 않게 김치가 작게 들어가 있었는데 조화가 좋았다. 양배추와 보리된장이 정말 맛있었는데 자칫 짤 수도 있던 보리된장이 간이 딱 들어맞으면서 손이 계속 갔던 메뉴 중에 하나였다. 

 

 

꿀단지: Honey Tower. 참치 타르타르, 백목이 버섯 튀김, 아구간과 단새우 김부각, 푸아그라 홈런볼

곰돌이 푸가 들고 다닐 거 같은 꿀단지가 나오는데 너무너무 귀여워서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 꿀단지는 네 개로 나뉘는데 순서대로 참치 타르타르, 백목이 버섯 튀김, 아구간과 단새우 김부각 그리고 푸아그라 홈런볼이다. 순서대로 먹으면 되는데 나는 알러지때문에 아구간과 단새우 김부각을 먹지 못하였으나 두 명의(남자 친구와 친구) 평은 매우 좋았다. 

 

꿀단지 🍯

 

 

참치 타르타르는 모두가 아는? 요즘 파인다이닝에서 자주 보이는 그런 참치 타르타르 맛인데 접시처럼 담겨 있는 부분이 딱딱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적당히 부드러워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버섯 튀김이 매우 신박했다!! 스펀지처럼 생겼는데 버섯향이 진하게 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향이 심하지 않아서 좋았다. 마지막 푸아그라는 그냥 홈런볼 ㅜㅜ 진짜 맛있었다.. 대체 어떻게 만드신 건가요.

 

Cold Dish. 해산물 냉채, 도미 김밥

해산물 냉채는 전복, 새우 등 내가 못 먹는 것들이 많아 제대로 맛을 보기가 어려웠다.. 근데 도미 김밥이 미쳤다. 진짜 진짜 맛있었다. 눅눅해질 수 도 있어서 나오자마자 먹었는데 최고였다.

해산물 냉채
도미 김밥

Noodle. 들기름 비빔국수

들기름과 들깨 향이 진하게 났던 비빔국수. 엄청 특별하진 않았지만  향이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 

 

들기름 비빔 국수

 

Hot dish. 시그니처 생물 도미전(도미스테이크), 새우만두, 무 장아찌, 조개 젓국

내가 이 날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 중 하나는 바로 시그니처 생물 도미스테이크이다. 엄청 부드럽고 가시가 없어서 좋았으며 위에 올려진 양념장이랑 매우 잘 어울렸다. 지금도 또 먹고 싶을 정도다. 

 

시그니처 생물 도미전

 

Main Dish. 트러플 감자전/ 김 장아찌, 한우 채끝 등심 육전/ 영양 부추, 메추리장, 한우2+ 채끝 등심 스테이크/ 장아찌/ 모주소스

이제야 메인이다 ㅎㅎ 이때부터 배가 슬슬 불러오기 시작했는데 감자전 냄새 맡자마자 다시 배고파졌다^^. 감자전은 매우 쫄깃쫄깃하며 맛있었고 김 장아찌와 잘 어울렸다. 육전과 스테이크도 맛이 좋았는데 웬만한 파인다이닝에서 맛볼 수 있는 정도라 기억에 많이 남지는 않았다. 

 

한우 채끝 등심 육전
한우2+ 채끝 등심 스테이크

 

Meal. LA갈비와 참나물무침, 용대리 황태해장국

 

초딩입맛인 나는 LA갈비가 제일 맛있었다. 달달하고 숯불향도 나서 완전 밥도둑이었고 참나물과도 조화가 매우 좋았다. 대신 용대리 황태해장국은 약간 심심한 거 같고..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었지만 두 명은 엄청 맛있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며 먹는 내내 맛있다를 연발하였다. 내가 맛을 제대로 못 느낀 거 같다 ㅎㅎ 그래도 LA갈비와 황태해장국은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에게 마지막 코스로 적합하였고 마음에 들었다. 

LA 갈비

 

Dessert. 버터쿠키/녹차 아이스크림

입가심으로 좋았다.

 

대접받은 친구가 맛있게 먹었으며 만족하는 게 눈에 보여서 더욱 뿌듯했던 한 끼 식사이다. 사실 최근에 한식을 외식으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된 한식 오마카세를 먹고 온 거 같다. 재방문 의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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